코로나 19로 침체된 극장가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온 영화 살아있다입니다.
유아인, 박신혜 두 배우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화인데요.
우리나라 좀비영화에 불을 지핀 부산행에 이어 나온 좀비물로 부산행과는 어떻게 다른 식으로 연출되었을지 기대되는 영화였습니다.
본문에는 스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영화는 거의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돼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앞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고 바로 좀비로 변한 사람들로 습격당한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루함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오준우(유아인)는 갑자기 좀비로 변해버린 사람들에 의해 꼼짝없이 집에 갇혀있게 됩니다.
멀쩡했던 사람들이 한순간 돌변해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마구 물어뜯는 모습을 본 준우는 잔뜩 겁에 질려 SNS에 자신의 집 주소가 적힌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려 자신의 생존사실을 알리고 구조요청을 합니다.
밖에는 좀비들이 우글거리고 집에선 식량이 바닥나고, 곧이어 전기도 물도 다 끊기며 완전히 고립되게 된 준우는 힘들게 버티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합니다.
목에 줄을 걸고 발을 뗀 순간, 어디선가 빨간 레이저 조명이 준우를 비춥니다.
그리고 준우가 그 레이저 불빛을 알아채자 곧 준우집에 걸려있는 액자에 'No'라는 글귀를 찾아 레이저를 비춥니다.
준우에게 죽지말라고 말하는 그 레이저를 보고 준우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 자신에 목에 걸려있는 줄을 풀고 내려옵니다.
자신 말고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기쁨과 안도감을 느낀 준우는 레이저를 쏜 사람이 자신의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김유빈(박신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둘은 준우가 갖고 있는 드론을 이용해 서로에 베란다 난간에 줄을 연결하고 이 줄을 이용해 식량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준우가 받기만 하는 게 미안해 용기 내 다른 집에 들어가 가지고 온 초콜릿과 무전기를 나눠주며 둘은 무전기로 대화를 나눕니다.
그렇게 서로를 의지해 지내긴 했지만 유빈도 준우도 계속해서 좀비가 습격하는 집에서 더 오래 버티긴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유빈은 준우가 사는 아파트 건물 8층에는 사람이 없는 빈 집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그 집으로 함께 도망치기로 합니다.
완전무장한 채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밖으로 나와 그들을 물리치며 힘겹게 8층에 다다른 준우와 유빈.
하지만 우리나라 집은 대부분 도어록이라 문이 쉽게 열릴 리가 없었죠.
곧이어 좀비들이 그들을 찾아와 습격하기 시작하고 막 위험에 처하던 찰나에 갑자기 한 집에 문이 열리며 준우와 유빈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그들에 목숨을 구해준 사람은 준우와 유빈에게 물과 식량을 주며 그들을 안심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가 좀 의심스러운 유빈.
그래도 배고픈 마음에 물과 음식을 받아 드는데요.
그러나 곧 그들을 구해준 남자는 본색을 드러냅니다.
준우와 유빈은 그 남자가 음식에 탄 약 기운에 정신을 잃어가고, 남자는 좀비로 변한 자신의 아내가 며칠 동안 굶었다며 유빈을 좀비로 변한 자신의 아내에게 먹이로 던져버립니다.
아직 완전히 정신을 잃지 않은 유빈은 방에 갇힌 채 남자가 풀어준 좀비와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그 사이 정신을 차린 준우의 도움으로 둘은 남자와 좀비를 죽이고 목숨을 구합니다.
둘은 살아남았지만 총소리를 듣고 좀비들이 떼거지로 그들을 향해 몰려옵니다.
유빈은 더 이상 가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 준우에게 자신을 죽여달라며 갖고 있던 총을 건넵니다.
간절한 유빈에 부탁에 유빈에게 총을 겨누는 준우.
둘이 폭풍같이 눈물을 흘리며 죽음을 앞두고 있는 그때, 밖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려옵니다.
준우와 유빈은 헬리콥터를 보고 구조대가 왔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급히 옥상으로 향할 준비를 합니다.
밖에 있는 좀비 떼를 물리치며 옥상으로 향하는 둘.
그러나 옥상으로 올라왔을 때는 이미 헬리콥터는 떠나고 없었고, 곧이어 좀비들이 옥상까지 따라와 둘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옵니다.
이제 남아있는 총알도 없고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이 꼼짝없이 좀비에게 당할 수밖에 없던 그때, 준우와 유빈 뒤편으로 헬리콥터가 바람을 일으키며 나타나고 군인들이 발사하는 총에 좀비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무사히 구조 헬리콥터에 몸을 실은 두 사람.
알고 보니 준우가 처음에 SNS에 올렸던 구조요청 메시지를 보고 구조대가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올 수 있었던 거였습니다.
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영화는 끝납니다.
하루아침에 좀비에게 습격당해 아파트에 갇히게 됐다는 설정은 매우 좋았으나, 연출에서 살짝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준우와 유빈이 20일 넘게 집에 갇혀있었는데, 둘 다 너무 뽀얗고 이쁘게 나옵니다.
며칠 굵고 씻지 못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주인공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 이입이 잘 되지 않았던 거 같아요.
또, 처음에 준우 집에 찾아온 사람이 좀비로 변하는 모습이라던가 몇몇 좀비들이 클로즈업해 보이는 장면들은 굉장히 리얼하게 보였는데, 단체로 보이는 좀비들은 분장한 게 티가 좀 난다거나 연기하는 게 티가 난다는 등 허술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집에 갇힌 두 사람이 탈출해 좀비들을 뚫고 지나가는 장면들도 너무나 영화라서 가능해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처음에 유빈이 밖으로 나왔을 때 원래는 빠른 속도로 달려들던 좀비가 유빈 뒤에서 어설프게 머뭇거리는 듯 행동하는 것도 보이기도 하고요.
워낙 그전에 부산행이 완성도 높은 좀비물을 선보였다 보니, 계속 비교하면서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유아인과 박신혜의 연기력과 아파트에 갇힌 상항이라는 주제는 매우 좋았으나, 영화를 이끌어가는 내용과 연출력에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게 잘 나가다 끝에 갑자기 슬픈 내용을 집어넣어 억지 감동과 억지 눈물을 짜내는 건데, 이 영화는 그런 게 없어서 정말 좋았어요.
준우의 가족도, 유빈의 개인 이야기도, 나중에 준우와 유빈을 공격한 남자의 사연도 자세히 다루지 않습니다.
일부러 감동을 이끌어내려고 뒷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시간을 끌지 않아요.
처음부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끝까지 좀비와 사투를 하다 구조되면서 바로 끝납니다.
중간에 준우와 유빈이 무전기로 대화를 나누는 부분만 빼면 지루함 없이 긴장감 넘치게 볼 수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 거 같아요.
그래서 악평도 꽤 많은 편인데, 저는 좀비물 좋아하면 한 번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점점 발전하는 우리나라의 좀비물도 볼 수 있고, 유아인과 박신혜의 연기 호흡도 괜찮습니다.
부산행이 더 진지하고 리얼한 가족형 좀비물이라면 살아있다는 조금 어색하지만 젊고 활동감 넘치는 좀비물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너무 큰 기대를 하면서 보기보다는 가볍게 오락영화를 본다는 느낌으로 보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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